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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1박 2일 뚜벅이 여행 코스 - 스페이스워크, 구룡포, 호미곶, 죽도시장까지

해 질 녘 보랏빛 하늘을 배경으로 롤러코스터처럼 구불구불 이어진 포항 스페이스워크 철제 트랙에 조명이 켜져 있는 모습
사진: Fixateur,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포항은 오랫동안 “제철소의 도시”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영일만 바다를 끼고 걷는 스페이스워크가 도시의 새 얼굴이 되었고,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꼽히는 호미곶까지 더해지면 1박 2일이 빠듯할 만큼 볼거리가 많습니다. 게다가 11월부터는 포항의 겨울 별미인 과메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니, 늦가을과 겨울 사이가 포항 여행의 적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포항까지는 KTX로 2시간 15분에서 2시간 30분 안팎이면 닿습니다. 2026년 11월 기준 서울역에서 포항행 KTX가 하루 17편가량 운행하고, 일반실 편도 요금은 53,200원입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 점심 전에 죽도시장에서 물회 한 그릇을 비울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차 없이 시내버스와 도보만으로 움직이는 1박 2일 코스를 정리했습니다. 첫날은 시내권(죽도시장-영일대-환호공원), 둘째 날은 바닷가 외곽(구룡포-호미곶)으로 권역을 나누면 동선 낭비가 거의 없습니다.

전체 일정 한눈에 보기

구분 시간대 코스
1일차 오전 11시~13시 포항역 도착 → 죽도시장 (점심: 물회·회국수)
1일차 오후 13시~16시 영일대해수욕장 산책, 해상누각
1일차 저녁 16시~18시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일몰·야경)
2일차 오전 9시~12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시장
2일차 오후 12시~15시 호미곶 해맞이광장, 상생의 손
2일차 저녁 15시~ 시내 복귀 → 포항역

포항역은 KTX 개통과 함께 시 외곽으로 옮겨져 시내까지는 버스로 이동해야 합니다. 역 앞 정류장에서 시내 방면 버스가 수시로 다니니 도착하자마자 교통카드를 준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1일차 낮 - 죽도시장에서 시작하는 포항의 맛

포항 여행의 출발점으로 죽도시장만 한 곳이 없습니다. 동해안을 대표하는 큰 전통시장으로, 수산물 골목에 들어서면 좌우로 횟집과 건어물 가게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포항에 왔으면 첫 끼는 물회를 추천합니다. 포항식 물회는 고추장 양념에 비벼 먹다가 물이나 육수를 부어 말아 먹는 방식이라, 새콤한 국물에 밥이나 소면을 말면 여행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11월의 죽도시장에서 눈여겨볼 것이 과메기입니다.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린 포항 전통 음식으로, 날이 추워지는 이맘때부터 겨울 내내가 제철입니다. 시장 곳곳에서 손질된 과메기를 미역, 김, 쪽파, 마늘 같은 쌈 채소와 묶어 판매하니, 숙소에서 맥주 한 캔과 함께 먹을 야식으로 사 두어도 좋습니다. 손질이 잘된 과메기는 비린내보다 고소한 기름 맛이 먼저 올라옵니다.

시장 구경을 마쳤다면 바다 쪽으로 걸어 나와 포항의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합니다. 죽도시장에서 영일대해수욕장까지는 버스로 금방이고, 날씨가 좋다면 동빈내항 쪽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걸어도 괜찮은 거리입니다.

1일차 오후 - 영일대해수욕장과 해상누각

바다 위 돌기둥 위에 세워진 2층 목조 누각 영일대의 정면 모습, 뒤로 영일만 바다와 포스코 공장이 흐릿하게 보인다
사진: Choi2451,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 시민들의 대표 바닷가 산책로입니다. 백사장 한가운데서 바다 쪽으로 다리가 이어지고, 그 끝에 2층 누각 ‘영일대’가 서 있습니다. 바다 위에 지어진 누각이라 올라서면 영일만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한쪽으로는 수평선이, 반대쪽으로는 포스코 제철소의 공장 야경이 보이는 독특한 풍경입니다. 바다와 중공업 도시가 한 프레임에 담기는 장면은 포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해변을 따라 카페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커피 한 잔 들고 걷기 좋습니다. 겨울 바다는 한산한 대신 바람이 매서우니 목도리와 장갑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해가 지기 한두 시간 전에는 다음 목적지인 환호공원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일대해수욕장 북쪽 끝에서 환호공원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1일차 해 질 녘 -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포항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스페이스워크는 환호공원 언덕 위에 세워진 길이 333m의 강철 트랙 조형물로, 계단 717개를 따라 롤러코스터 레일 위를 직접 걷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작가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트가 설계했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입니다. 트랙 위에 올라서면 영일만 바다와 포항 시내가 360도로 펼쳐지는데, 해가 넘어가는 시간대에 맞춰 가면 일몰과 야경을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방문 전에 운영시간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11월부터 3월까지 동절기에는 평일 10시~17시, 주말·공휴일 10시~18시로 운영시간이 짧아집니다. 4월~10월에는 평일 10시~20시, 주말 10시~21시까지 열립니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해당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 휴무)입니다. 몇 가지 이용 규칙도 있습니다.

  • 초속 8m 이상의 강풍이 불면 안전을 위해 출입이 자동 통제됩니다. 비나 낙뢰가 있어도 마찬가지이니, 날씨가 애매한 날은 방문 전에 전화(054-270-5176)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키 110cm 이하는 입장할 수 없고,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호자와 동반해야 합니다.
  • 꼭대기의 원형 루프 구간은 조형물로만 감상할 수 있고 걸어서 통행할 수는 없습니다.
  • 주차장에서 조형물까지는 숲길을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니 편한 신발이 좋습니다.

동절기에는 폐장이 이르기 때문에, 11월~3월에 일몰과 조명을 함께 보려면 해가 짧아지는 시기를 역으로 활용해 폐장 직전인 17시 전후(주말 18시 전후)에 맞춰 올라가는 것이 요령입니다. 트랙 난간을 따라 조명이 켜지면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옵니다.

2일차 오전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라고 쓰인 기와지붕 출입문과 그 너머로 이어지는 골목, 오른쪽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안내판이 서 있다
사진: Mobius6, Wikimedia Commons (CC BY 4.0)

둘째 날은 아침 일찍 구룡포로 향합니다. 포항 시내에서 구룡포 방면으로는 900번 버스(양덕차고지~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가 다니고, 호미곶까지 가는 9000번 버스도 있으니 숙소에서 가까운 정류장 기준으로 노선을 확인하면 됩니다. 정류장별 경유와 실시간 도착 정보는 포항시 버스정보시스템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어부들이 모여 살던 적산가옥 골목을 보존해 둔 곳입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구 명소가 되었고, 골목 입구부터 촬영지 안내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좁은 골목 양옆으로 2층 목조 가옥이 이어지고, 언덕 위 구룡포공원에 오르면 구룡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골목 구경을 마치면 바로 앞 구룡포시장과 항구 쪽을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구룡포는 과메기의 본고장이라 겨울이면 덕장에서 과메기를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출출하다면 구룡포의 명물 간식인 찐빵과 국수도 빼놓기 아쉽습니다. 2026년 11월과 12월에는 구룡포과메기문화관에서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관람객 대상 무료 과메기 시식회가 열립니다(문화관 3층, 당일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주말 일정이라면 들러볼 만합니다.

2일차 오후 - 호미곶 해맞이광장과 상생의 손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넓은 광장과 산책로, 왼쪽에 하얀 등대가 서 있고 바다 쪽에 상생의 손 조형물이 보인다
사진: Mobius6, Wikimedia Commons (CC BY 4.0)

구룡포에서 해안을 따라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한반도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입니다. 시내와 호미곶을 잇는 9000번 버스가 첫차 5시 10분부터 막차 21시 35분까지 40분대 간격으로 운행하니, 뚜벅이도 시간만 맞추면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배차 간격이 긴 편이라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상징은 바다 위로 솟은 청동 손 조형물 ‘상생의 손’입니다. 육지에는 왼손이, 바다에는 오른손이 마주 보도록 세워져 있어, 파도 사이로 솟아오른 오른손 손가락 끝에 갈매기가 앉은 장면이 호미곶을 대표하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광장 주변에는 새천년기념관과 국립등대박물관, 하얀 등대가 모여 있어 한두 시간 천천히 둘러보기 좋습니다.

호미곶은 새해 첫날 해맞이 명소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라 연말연시에는 극심하게 붐빕니다. 한적하게 즐기고 싶다면 오히려 11월~12월 초의 평일 오후가 좋습니다. 겨울 바다의 해풍이 상당하니 방풍 외투는 필수입니다.

뚜벅이를 위한 교통·숙소 팁

포항 뚜벅이 여행의 성패는 버스 시간 관리에 달려 있습니다. 몇 가지 요령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내 구간(죽도시장-영일대-환호공원)은 버스 노선이 많고 걸어서도 이어지는 거리라 부담이 없습니다. 반면 구룡포·호미곶 방면은 배차 간격이 40분 이상으로 길어, 지도 앱의 실시간 버스 도착 정보를 보며 움직여야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숙소는 영일대해수욕장 주변에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바다 전망 숙소가 몰려 있고, 첫날 일정이 모두 도보권이며, 밤에 바닷가 산책을 하기에도 좋습니다.
  • 포항역에서 시내로 들어올 때와 마지막 날 역으로 나갈 때는 여유 시간을 30분 이상 두시기 바랍니다. 역이 외곽에 있어 시내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 겨울철 스페이스워크는 강풍 통제가 잦은 편이니, 일정에서 우선순위가 높다면 첫날과 둘째 날 중 날씨가 나은 날로 유연하게 배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스페이스워크는 예약이 필요한가요?

별도 예약 없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동절기(11월~3월)에는 평일 17시, 주말 18시까지만 운영하고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초속 8m 이상 강풍이나 우천 시에는 운영시간 중에도 출입이 통제되므로,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방문 전 전화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 없이 호미곶까지 정말 갈 수 있나요?

갈 수 있습니다. 포항 시내와 호미곶을 잇는 9000번 버스가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운행합니다. 다만 배차 간격이 40분 이상으로 긴 편이라, 호미곶에 내리면 돌아오는 버스 시간부터 확인해 두고 그에 맞춰 관람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과메기는 언제 가야 먹을 수 있나요?

과메기는 기온이 떨어지는 11월부터 겨울 내내가 제철입니다. 죽도시장과 구룡포 일대에서 쌈 채소와 함께 포장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11월~12월 주말마다 구룡포과메기문화관에서 무료 시식회(토·일 14시~17시)도 열리니, 과메기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시식해 보고 입에 맞을 때 구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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