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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1박 2일 뚜벅이 여행 코스 - 설악산 케이블카, 아바이마을 갯배, 영금정까지

속초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와 방파제, 멀리 보이는 조도의 모습
사진: Mobius6,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속초는 국내에서 산과 바다를 하루에 모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행지입니다. 오전에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바위 능선 위에 올랐다가, 오후에는 시장에서 닭강정을 사 들고 바닷가를 걷는 일정이 무리 없이 이어집니다. 도시 규모가 크지 않아 주요 볼거리가 반경 몇 킬로미터 안에 모여 있다는 점도 1박 2일 일정과 잘 맞습니다.

흔히 속초는 차가 있어야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뚜벅이에게 관대한 도시입니다.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내 중심까지 가깝고, 시내 구간은 시내버스와 택시로 충분히 연결됩니다.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구간도 많아서, 동선만 잘 짜면 렌터카 없이도 알찬 일정이 나옵니다.

이 글은 버스로 속초에 도착하는 뚜벅이 기준으로, 1일차에 설악산과 시내(시장·아바이마을), 2일차에 해안(속초해수욕장·동명항·외옹치)을 도는 기본 코스를 정리했습니다. 여름 끝자락부터 가을 초입까지, 피서 인파가 빠진 뒤의 속초에 특히 잘 맞는 일정입니다.

속초 여행의 기본 구조: 산 하나, 호수 하나, 바다 하나

속초의 주요 관광지는 크게 세 덩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설악산 권역: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 권금성 케이블카, 신흥사. 시내에서 서쪽으로 떨어져 있어 반나절을 통으로 배정해야 합니다.
  • 시내·청초호 권역: 속초관광수산시장(중앙시장), 아바이마을, 갯배, 청초호 호수공원. 서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모여 있습니다.
  • 해안 권역: 속초해수욕장, 외옹치 바다향기로, 동명항과 영금정.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집니다.

이 세 덩어리 중 시내 권역과 해안 권역은 붙어 있다시피 해서 도보와 짧은 버스 이동으로 엮을 수 있고, 설악산만 별도의 왕복 이동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도착한 날 오전 컨디션이 좋을 때 설악산을 먼저 다녀오고, 나머지 시간을 시내와 바다에 쓰는” 구성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반대로 2일차 오전에 설악산을 배정하면 하산 후 귀가 버스 시간에 쫓기기 쉽습니다.

가는 법: 속초는 버스의 도시입니다

속초에는 아직 여객 철도가 다니지 않습니다. 서울 기준으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선)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속초행 버스가 수시로 출발하고, 도로가 막히지 않으면 두 시간 안팎에 도착합니다. 요금과 시간표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티머니GO, 고속버스티머니 같은 앱에서 확인하고 예매하면 됩니다. 주말 오전 속초행과 일요일 오후 서울행은 매진이 빠른 편이라 미리 좌석을 잡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속초 시내에는 터미널이 두 곳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속초해수욕장 쪽에, 시외버스터미널은 시내 북쪽 중심가에 있습니다. 숙소를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내리는 터미널을 정하면 이동이 줄어듭니다. 시내 이동은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시내버스: 설악산 소공원 방면, 대포항 방면 등 주요 노선이 시내를 관통합니다. 배차 간격이 서울만큼 촘촘하지는 않으니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으로 실시간 도착 정보를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2. 택시: 시내 권역 안에서는 이동 거리가 짧아 두세 명이 함께라면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설악산 소공원까지도 버스 시간이 안 맞을 때 택시로 이동하는 여행자가 많습니다.
  3. 도보: 시장~아바이마을~청초호, 동명항~영금정 같은 구간은 걷는 것 자체가 코스입니다.

1일차 오전: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설악산 권금성 정상부의 흰 바위 지대와 그 뒤로 펼쳐진 설악산 암봉 능선, 바위에 앉아 쉬는 등산객들
사진: Steve46814,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등산 장비 없이 설악산의 바위 능선을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이 권금성 케이블카입니다. 설악산 소공원에서 출발해 편도 약 5분 만에 권금성 아래 정류장에 닿고, 거기서 완만한 바윗길을 조금 오르면 사진에서 보던 암봉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정상부는 난간이 없는 바위 지대이니 미끄러운 신발은 피하고, 아이와 함께라면 손을 잡고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케이블카 이용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설악케이블카 공식 안내 기준).

구분 내용
왕복 요금 대인(중학생 이상) 16,000원, 소인(37개월~초등학생) 12,000원
예매 사전 예약 없음, 당일 현장 구매만 가능
소요 시간 편도 약 5분
운행 기상 상황에 따라 수시 변동, 당일 홈페이지 확인 필요

사전 예약이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성수기와 주말에는 오전 중에 대기표가 길게 밀리므로, 소공원에 도착하면 다른 곳보다 케이블카 매표소부터 들르는 것이 요령입니다. 표를 받아 두고 대기 시간 동안 신흥사와 소공원 일대를 둘러보면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니, 여행 당일 아침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1일차 오후: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아바이마을, 갯배까지

속초 아바이마을 골목길, 아바이마을1길 표지판과 순대·소금빵 등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 풍경
사진: Grapesurgeon,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설악산에서 내려와 시내로 돌아오면 늦은 점심 시간대가 됩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옛 중앙시장)은 닭강정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시장이지만, 실제로 가 보면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 술빵, 활어회까지 먹거리 폭이 넓습니다. 대표 닭강정 가게는 줄이 길기로 유명하니, 대기가 부담스러우면 포장 주문을 걸어 두고 시장 안쪽을 구경하는 편이 낫습니다.

시장에서 바다 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청호동 아바이마을입니다.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모여 살면서 생긴 동네로, 아바이순대와 가자미식해 같은 이북 음식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골목 곳곳에 옛 집과 새 가게가 섞여 있어 천천히 걷기 좋습니다.

아바이마을과 시내 중앙동을 잇는 것이 속초의 명물 갯배입니다. 쇠줄을 갈고리로 걸어 당기며 수로를 건너는 무동력 배로, 노약자를 제외한 승객이 직접 줄을 당겨 보는 체험이 여행의 재미입니다. 요금은 편도 성인 500원, 어린이 300원으로 부담이 없습니다. 갯배로 수로를 건너면 다시 시내 중심이라, “시장 → 아바이마을 → 갯배 → 시내”로 자연스럽게 한 바퀴 도는 동선이 완성됩니다.

1일차 저녁: 속초해수욕장 노을과 저녁 산책

숙소는 속초해수욕장 주변이나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시내 쪽을 추천합니다. 해수욕장 주변은 바다 전망 숙소가 많고 고속버스터미널과 가까우며, 시내 쪽은 식당과 시장 접근성이 좋습니다. 어느 쪽이든 1박 2일 동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저녁에는 속초해수욕장을 걸어 보면 좋습니다. 백사장 앞 방파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등대가 있는 작은 섬 조도가 바다 위에 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름 개장 기간의 북적임이 빠진 늦여름 저녁이나 초가을 밤바다는 한산해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기에 오히려 좋은 계절입니다.

2일차: 동명항 영금정에서 외옹치 바다향기로까지

속초 영금정 정자로 오르는 나무 계단과 단청이 칠해진 정자, 주변의 소나무와 해안 수풀
사진: Mobius6,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2일차 아침은 동명항 쪽에서 시작합니다. 동해안 여행의 특권은 일출인데, 속초에서 해돋이 명소로 첫손에 꼽히는 곳이 동명항 끝의 영금정입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 같다고 해서 이름 붙은 곳으로, 바다 위 정자까지 다리가 놓여 있어 발아래로 파도를 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일출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면 오전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합니다. 언덕 위 정자에 오르면 동명항과 속초 시내, 멀리 설악산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영금정에서 시내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는 속초해수욕장 남쪽 끝에서 이어지는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걷습니다. 오랫동안 군사 지역으로 막혀 있다가 개방된 해안 산책로로, 바다 바로 위에 데크가 놓여 있어 걷는 내내 파도가 발밑에 있습니다. 왕복으로 걸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라 귀가 전 마지막 일정으로 알맞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외옹치에서 남쪽으로 한 정거장 거리인 대포항에 들러 튀김골목 간식을 먹고 터미널로 이동하면 일정이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늦여름·초가을 속초 여행 팁

8월 말부터 9월의 속초는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의 틈새 같은 시기입니다. 몇 가지만 챙기면 이 시기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 해수욕장 개장 여부 확인: 해수욕장 공식 개장 기간이 끝나면 물놀이 시설과 샤워장 운영이 줄어듭니다. 물놀이가 목적이라면 개장 기간을, 산책과 풍경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폐장 후 한산한 시기를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 일교차 대비: 초가을 동해안은 낮과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큽니다. 영금정 일출이나 밤바다 산책을 계획한다면 얇은 겉옷이 필수입니다.
  • 케이블카는 날씨가 전부: 구름이 산 중턱까지 내려온 날은 권금성에 올라도 조망이 없습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두 날 중 하늘이 맑은 날 오전으로 케이블카를 배정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 태풍 소식 확인: 늦여름은 태풍이 동해안으로 올라오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출발 전 기상예보를 확인하고, 풍랑이 강한 날은 해안 산책로 대신 시장과 실내 위주로 일정을 바꾸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설악산 케이블카는 예약할 수 있나요?

사전 예약 제도가 없고 당일 현장 구매만 가능합니다(공식 안내 기준). 성수기·주말에는 오전에 대기가 길게 밀리므로, 설악산 소공원에 도착하면 매표소부터 들러 표를 확보한 뒤 대기 시간에 신흥사 등 주변을 둘러보는 순서를 추천합니다. 왕복 요금은 대인 16,000원, 소인 12,000원이며, 기상 상황에 따라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니 당일 홈페이지에서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 없이 속초 여행이 정말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시장, 아바이마을, 갯배, 청초호, 속초해수욕장은 서로 가까워 도보와 짧은 버스 이동으로 연결되고, 설악산 소공원도 시내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다만 시내버스 배차 간격이 도시권보다 길기 때문에, 지도 앱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움직이면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도 괜찮은 코스인가요?

갯배 타기, 시장 간식, 케이블카까지 아이가 좋아할 요소가 많은 도시입니다. 갯배는 편도 성인 500원, 어린이 300원이라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권금성 정상부는 난간 없는 바위 지대이므로 아이 손을 꼭 잡아야 하고, 유아차보다는 아기띠가 편합니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데크 길이라 아이 걸음으로도 무리가 없습니다.